구지 보고 싶지 않았는데,
뻔하고 뻔한 이야기 꼭 봐야하나 싶었는데,
너무너무 핫 하기에,
인터넷이 온통 이 드라마로 도배가 되고 있기에,
하도 같이 보자고 보자고 하는 통에,
첫 회부터 마지막 회 까지 쉬지않고 정주행
딱 8일 걸렸다.
부부의 세계
짧은 관전평을 남겨본다.
15회 16회에서 나왔던 대사, 나레이션 중 와 닿았던.
—
잠시 잠깐 운명이라는 착각에 빠져서
결혼이라는 걸 하고,
내 전부를 담보 잡혀야 할만큼 가치가 있는 건가?
—
결혼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가치 있는 것이어야 하는데,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는데
그게 맘처럼 쉽게 잘 안되니까
고통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다.
혼자의 힘으로는,
혼자의 사랑만으로는 절대 해낼 수 없는 것이기에.
가치 있는 것임에는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결국에는 혼자이지만,
둘일 때 가장 빛날 수 있다는걸 알기에.
내 전부를 담보 잡혀도 충분히 좋을 만큼,
평생 운명이라는 착각에 빠진 채
유유히 헤엄치듯 살아간다면,
이 얼마나 행복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
내 몫의 시간을 견디면서 내 자릴 지킬 뿐이다.
—
기다림에 대한.
삶의 무게가 느껴지는 말이 아닐 수 없다.
어떠한 보상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것이 아니다.
소중한 무언가를 지키기 위한 기다림이다.
그 안에는 책임감과 반성
그리고 이해와 포용이 있겠지.
아주 사무치게 미워함,
증오의 끝은 어디일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결국엔 스스로 내려놓아야 하는
본인이 짊어진 짐 이지 않을까.
미워하는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힘든 건,
미워하는 사람을 마음속에 품은 사람일테니.
아들 준영이의 시선으로 그려진 장면들이 맘에 들었다.
자녀가 바라보는 부모의 모습과
그로 인한 복합적인 감정들의 소용돌이가
어떻게 분출되고 감춰지며 성장통을 느끼게 되는지.
나의 행복과 나의 감정선이
나의 아이의 그것으로,
아주 날것인 상태 그대로 전이된다는 것을.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헤아려주며,
끊임없는 대화로
아이의 마음을 부드럽게 그리고 단단하게 만들어 주는 조력자가 되어야 하겠다는 그런 다짐을 해본다.
보통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거의 엇비슷하다고 하는데.
아등바등 애쓰면서
힘겹게 스트레스 받으며 사는 이유는 무엇이며,
또 정녕 지켜야 하는 건 무엇일까.
드라마 속 모든 등장인물들의 결말이
참 마음에 들었다.
그 중에서도 고예림의 홀로서기!
문득 2년전즈음 우연히 보았던,
리빙보이 인 뉴욕
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자세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들의 성장통, 세월 속 그리움 이라는 두 단어를
머릿속에 기록해 두었던 듯 하다.
결론.
나의 즐거움과 나의 행복을 쫓아
그 안에서 내몫을 충실히 이행하고 지키며
마음속 여유를 지니고
차분하고 침착하게.
이를 방해하거나 혹은 이롭게 하는 것이
사랑이든 미움이든 그리움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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