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온하다
나는 한글이 참 좋고
고운말을 사랑한다.
어렸을 적 책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글짓기를 잘하고 싶은 마음만큼은 가득했으며,
읽기책을 틀리지 않고 맛깔 나게 소리 내어 읽어냈을 때 희열감을 느끼기도 했다.
고대 입시 논술고사에서 불합격을 통보 받은 것은,
어쩌면 부족한 독서량에 대한 당연한 결과 였을지도 모르겠다.
좋아하는 여자 목소리의 유형이 있다.
연예인 한지혜, 수애, 서지영의 목소리를 좋아했다.
요새는 이청아의 목소리에 푹 빠졌다.
대학교 3학년 무렵부터 친하게 된
같은 과 언니의 목소리가 너무 좋아서,
언니 나 고백 할게 하나 있는데
언니 목소리가 너무 좋아. 내스타일이야.
푸하하 뜬금없다며 웃기다고
너 뭐냐고 어이없어 하였지만.
떠올리다보니 오랜만에 보고싶네.
작년 1월에 보고 못봤다. 그러고보니.
말투가 사람을 끌리게 한다는 것.
그것이 나와 맞지 않으면
공존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는 것.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는
말을 하는 버릇이나 본새 이기에
이는 한 개인의 바꿀 수 없는 고유의 특성 이라는 것.
일상생활 속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요소 이지만
뒤늦게 인지한 것인지라 더욱 소중하게 느끼는.
라디오를 듣다가
우연히 내 귀에 꽂힌,
모르고 있던 새로운 말.
예쁜 말 좋다.
안온-하다 安穩--
형용사
1. 조용하고 편안하다. ≒안화하다.
안온한 분위기
시골로 내려간 이후 그는 줄곧 안온한 생활을 하였다.
밤의 어둠이 우리를 안온하게 감싸 주었다.
출처 <<황석영, 어둠의 자식들>>
뜨거운 탕 물에 몸을 잠갔을 때의 그 안온한 기분이 되었다.
출처 <<이동하, 우울한 귀향>>
2. 날씨가 바람이 없고 따뜻하다. ≒안화하다.
겨울 같지 않은 안온한 날씨
밝은 햇살이 남향 들창을 따뜻이 쬐어 방 안이 안온하게 밝았다.
출처 <<김원일, 불의 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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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투가 나의 마음을 안온하게 안아 주었다.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새로운 예쁜 우리말
자주자주 만나고 싶다.
그러고 싶으면 책을 많이 읽으렴?